2015/08/25

2015-08-24

23일 일요일 낮에 처음으로 녹변을 봤다. 만 하루가 조금 넘을 때까지 변을 보지 못 하더니 엄청난 양의 녹색괴물을 낳았다...
기쁜 마음으로 지아를 목욕 시키는데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겨우겨우 다잡아뒀다고 생각, 아니 착각했던 그나마만큼의 평온하던 고작 며칠 동안의 패턴이 무너지기 시작한 순간이다.
모르겠다. 우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것도 마치 격통을 겪는 것 같이 갑작스럽게 우는 이유를 모르겠다.
다행인지 오히려 걱정거리인지 모유든 분유든 뭐든 먹이기만 하면 진정이 된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괜히 미웠던건지 먹는 양도 조금 줄어들고, 줄어든만큼 금세 배가 고픈가보다.
다시 자지러진다.
이러기를 반복, 또 반복. 결국 밤새도록 같은 과정이 반복되었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아를 남겨놓고 출근을 하게 됐다.
늘 기아 1단의 찡찡거림부터 기아 4단의 자지러짐까지 단계별로 진행이 됐었는데, 밤새도록 기아 4단으로 자지러지기만 했다.
천만다행으로 낮 동안에는 얌전했다고 한다.
갑작스레 자지러질듯 한 4단계의 울음은 다시 1단계 찡찡거림부터 시작하게 됐고, 잘 먹고, 잘 잤다고 한다.
안심하고 퇴근했다. 퇴근해서 보니 자고 있댄다.
괜한 걱정에 숨소리도 확인해봤다. 조용히 쌕쌕거리며 자는 모습이 참.. 아내가 대견하고 기특해보였다.
아내가 조용히 이야기 한다. 장모님께서 약국에서 약사가 먹이랬다며 얻어오신 기응환을 한 알만 먹였다고.
아.. 충격이었다. 다급히 인터넷을 찾아보고 삐뽀삐뽀119도 봤다. 기응환은.. 먹이지 말란다.
아내에게 차분히 이야기 했다. 약을 숨기라고..
그러고 하루가 지난 오늘 과연 내 판단과 행동이 잘못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기응환에 대해 다시 찾아보았다.
그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그리고 내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 블로그를 찾게 됐다.
이미 먹어버린 기응환은 특별한 효과라거나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 것 같다.
먹은 후에 얌전하던 모습도, 먹은 후에 애가 몽롱해 보이던 모습은 먹이고 싶어하는 사람과 먹이기 싫어하는 사람들 각자가 보고싶어 하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아이는 그저 배고프면 울고, 먹으면 졸리고, 졸리면 잠들게 되는.. 늘 똑같은 일상일 뿐인데 말이다.

어쨌든 결론은.. 기응환은 절대 먹이지 말자. 어른들이 말씀하시면 잘 설명드리거나, 기어이 사오시면 먹이는 척만 하자.
그리고 기응환을 먹여야 될 것만 같이 불안한 상태라면 그냥 소아과로 데려가자.


  • 기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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